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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귀 

듀비

Happening (해프닝)

  • 우연히 일어난 일, 또는 우발적인 사건

  • 예체능 일반 미술, 음악, 연극 따위에서 예술의 창작자와 감상자 사이에 우발적이고 유희적인 행위를 연출하여 감상자를 예술 활동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표현 방식.

회귀

  •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거나 돌아감.

 

 

‘오노 사토시 작가의 3년 만의 열리는 전시회가 대성황입니다. 한동안 신작 발표가 없어, 항간에는 은퇴한 것이 아니냐는 소문까지 났을 정도였으나 새로운 전시회에서 대박을 터트리면서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오노씨, 이따 인터뷰 3개 있어요.”

“아 그래?”

“지겨워도 어쩔 수 없어. 아틀리에 3년 동안 애태운 대가니까.”

“응.”

“근데 저 그림. 진짜 누구?”

“어?”

“오노씨 인물 그린 적 없잖아. 우연히 그리게 되었다고 해도 뺄 수도 있는 건데 안 빼고 그린 거 같아서.”

“역시 미술관 관장은 다른가?”

“미술관 관장이어서가 아니라 친구니까 아는 거지. 누군데?”

“우연히 만난 사람이야. 덕분에 그림도 다시 그리게 되고 좋은 거잖아.”

“모르는 사람이라고?”

“응.”

“뭐, 말하기 싫으면 관둬. 오늘 인터뷰 이따 3시야. 좀 쉬다 내려와요.”

 

마츠모토가 대기실 문을 닫고 나갔다.

오노는 뒤통수를 긁적이며 자신의 이번 전시회 도록을 물끄러미 보다가 마츠모토가 말한 그림을 펼쳤다.

 

[회귀 2, 2018]

 

“벌써 2년 전인가.”

오노가 그림 속 사람을 손으로 한번 쓸어내렸다가 다시 도록을 덮고는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

“잘 지내고 있으려나.”

마츠모토에게 대충 둘러댔지만, 사실 오노의 기억 속에 또렷이 남은 그 사람.

오노는 한숨을 길게 내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

 

“안녕하세요. 작가님. 이번 인터뷰를 맡게 된 우도 유미코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노 사토시입니다.”

“3년 만에 전시회에요, 많은 팬분께서 궁금해하실 질문들을 몇 가지 준비해왔는데 솔직하게 대답 부탁드려도 될까요?”

“성심성의껏 대답해볼게요.”

“좋습니다. 첫 번째 질문이에요. 15년 전 20살 어린 나이로 첫 데뷔전을 하고 나서 매년 전시회를 열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시다 최근 3년간 이렇다 할 활동이 없으셨어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계속 그림만 그리다가 긴 휴가를 보내면서 재충전도 하고 그랬네요.”

“은퇴설까지 돌 정도로 아무 소식이 없으셔서 팬들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들었어요.”

“작업할 때도 원래 연락을 잘 안 하다 보니까, 쉴 때도 쉬겠다고만 하고 소식이 없어서 그랬을 거에요. 다시 전시회를 시작했으니 은퇴설은 이제 안 나오겠죠?”

“네 그렇네요. 작가님 그림을 다시 보게 되어 기쁩니다. 사실 저도 개인적으로 팬이거든요. 이번 전시회는 기존 작가님의 작품과 다르게 좀 변화한 작품이 화제에요, 회귀 2, 이 작품 데뷔작에 연장선에 있는 작품 같은데 맞나요?”

“어떻게 보면 맞고, 어떻게 보면 아니에요. 잠깐 슬럼프가 와서 그림이 잘 안 그려지는 시기에 데뷔작을 그렸던 바다를 갔었거든요. 거기서 그린 작품이거든요.”

“그래서 제목이 회귀 2인 거군요.”

“네.”

“그런데 데뷔작과는 좀 다른 느낌이 나요. 회귀는 좀 아름답고 희망찬 느낌이라면, 회귀2는 쓸쓸하고 슬픈 느낌이라는 인상이었어요. 의도하셨을까요?”

“음, 아무래도 같은 장소라도 마음이 다르니까 그렇게 보실 수도 있겠네요.”

“인상뿐만 아니라, 그동안 그려 오셨던 것과는 다르게 회귀2에는 유일하게 인물이 들어가 있어요. 이 인물에 대한 스토리가 따로 있나요?”

“아….”

“대답하기 힘드시면 넘어갈까요?”

“아, 아니요. 대답할게요. 우연히 만난 사람이에요. 다시 그림을 원하는 대로 그릴 수 있게 해준 사람이기도 하고요.”

“그럼 이 인물이 작가님에 그림에 큰 영향을 준 사람이네요! 이분은 그럼 작가님이 그림을 다시 그리게 된 걸 좋아하셨을까요?”

“음, 글쎄요 아마 좋아하진 않을 것 같아요. 아니 사실 잘 모르겠어요.”

오노는 대답하며 씁쓸하게 미소 지었다.

“아마 좋아하셨을 거예요, 다시 멋진 그림을 그리게 되셨으니까요. 다음 질문드릴게요!”

전시회에 관련된 질문을 몇 가지 더 대답하고서는 인터뷰가 마무리되었다.

“작가님 인터뷰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제가 말을 잘 못 하는 사람이라.”

“충분히 잘하셨는걸요. 저 그런데 한 가지 더 여쭤봐도 될까요?”

“아? 네.”

“개인적으로 궁금한 건데, 이건 오프더레코드 할게요. 그 그림 속 사람 좋아하셨던 분인 거죠?”

 

오노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네.”

 

“그분이 인터뷰 보셨으면 좋겠네요. 사적으로 궁금한 것 물어봐서 죄송해요. 감사했습니다.”

“아니에요.”

 

오노가 인터뷰를 마무리하고 대기실로 돌아오자 마츠모토가 뒤이어 들어왔다.

 

“밥?”

“집에 갈래.”

“술?”

“집.”

“아까 들으려고 들은 건 아닌데. 인터뷰.”

“위스키.”

“들을 얘기가 많네.”

 

**

 

마츠모토가 위스키를 따르며 물었다.

“누군데.”

“급하기도 하네 진짜.”

“궁금하니까. 우리가 2년을 노력해도 점 하나를 못 찍던 양반이야. 근데 어느 날 불쑥 사라지더니 불쑥 나타나서는 그림을 다시 그리잖아. 그리고 3년 만에 하는 전시회 때문에 하는 인터뷰에서 그 정체를 알게 된다니.”

“사쿠라이 쇼.”

“낯선 이름이네.”

“그 사람 이름이야.”

 

오노가 위스키를 한입에 털어 넣었다.

 

“그림 속 그 사람 이름이야. 2년 전에 만났던.”

 

 

**

 

(2년 전)

 

-오노씨 작업실에 안 계시네요? 운전 중이세요?

“아 니노, 미안. 잠깐 쉬다 올게 어차피 그림도 못 그리는데 다른 작가한테 다녀오든지 쉬든지 해.”

-그런 말이 어딨어요, 저 관장님 알면 또 혼나요!!

“미안, 때 되면 연락할게”

-작가님!!

 

오노가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꾹 눌러 전원을 껐다.

 

데뷔한 이래로, 쉴 새 없이 그림을 그려왔는데 갑자기 무엇이 문제인지 자신도 모르게 빈 캔버스에 점 하나조차도 찍을 수 없을 정도로 아무것도 그릴 수 없게 된 지가 벌써 2년째.

데뷔 때부터 함께한 자신의 친구인 아틀리에 관장 마츠모토가 이것저것 도움을 주었지만, 소용이 없었고, 작업실에서 괜한 스트레스만 받자니 벗어나면 좀 도움이 될까 싶어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무작정 자신을 성공시킨 데뷔작을 그렸던 바다로 향하는 길이었다.

찬란하게 일렁이는 금빛 파도와 주변 풍경이 잘 어우러져 극찬을 받아 신진 작가였던 자신을 꾸준히 그림 그릴 수 있게 만들어준 귀한 작품을 그릴 수 있게 만든 바다였으니 이번에도 무언가 도움을 받지 않을까 해서 말이다.

 

물론 그땐 찬란하게 날씨가 좋았던 여름날이었었던 것과는 반대로 폭포처럼 퍼부어대는 장대비가 쏟아졌지만.

 

“하필.”

 

차창 밖으로 떨어지는 빗줄기 너머로 집채만 한 까만 파도가 출렁였다.

오노는 다시 돌아갈까 망설였지만, 그대로 차를 몰아 해변에 주차하고는 스케치북을 꺼내놓고서 한참을 밖을 바라보았다.

 

“역시 무리인가.”

 

한참을 멍하게 있다 보니 어느새 빗줄기가 잦아들었다.

오노는 차에서 내려 물끄러미 오락가락하는 비를 맞으며 하염없이 출렁거리는 파도를 바라보았다.

 

“저기요.”

멍하니 파도만 바라보고 있는데 낯선 사람이 말을 걸어왔다.

 

“감기 걸려요, 여름이어도 비 맞으면 춥거든요.”

“아, 감사합니다. 멍하게 보고 있었네요.”

“혹시 바다에 뛰어들건 아니죠?”

“네?! 아 아니에요.”

“농담이에요. 저 바로 뒤 건물에서 카페 하거든요. 커피 한잔하실래요? 비 꽤 오래 맞으셨는데.”

 

오노는 낯선 사람의 호의에 잠시 망설였지만, 약간 한기가 드는 것 같기도 하고 어차피 아무 계획이 없으니 일단 비라도 피해야겠다는 마음에 낯선 사람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여기 수건이요.”

“카페에 수건도 있어요?”

“위층은 게스트 하우스거든요. 꽤 인기 많은데 여기서.”

“전혀 몰랐어요. 미안해요.”

“괜찮아요. 아 그나저나 차 저기다 두면 진짜 큰일 날지도 모르는데. 태풍 온다고 했거든요.”

“엇 정말요? 어쩌지.”

“저희 주차장이면 괜찮을 거에요. 빈자리 많으니까 그쪽으로 옮겨놓을게요. 좀 쉬고 계세요.”

“그래도 될까요?”

“어차피 갑자기 온 태풍 때문에 손님들이 예약을 많이 취소해서 괜찮아요.”

 

낯선 사람이 오노에게서 차 열쇠를 받아들고 다시 밖으로 나섰다.

오노는 카페 안쪽을 둘러보며 낯선 사람이 건네준 커피를 마셨다.

 

“사..쿠라이 쇼?”

오노는 카페 안 카운터에 놓인 명함을 읽었다.

사쿠라이가 차를 다 옮겼는지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다시 비가 쏟아지네요. 이제 진짜 시작인 거 같은데 거기 앉아 계세요. 저 카페 단속 좀 해야 할 것 같아요.”

“도와드릴까요?”

“아 괜찮아요. 앉아계세요.”

“커피도 얻어 마셨는데 도울게요.”

“진짜 괜찮은데… 음 그럼 이것 좀 잡아주세요.”

 

오노는 사쿠라이를 도와 가게의 주변 정리를 도왔다.

“고마워요. 덕분에 일찍 끝났네요.”

“아니에요. 사실 생각해보니까 지갑을 안 들고 와서. 커피값을 못 드릴 거 같거든요.”

“그건 뭐 제 호의니까. 여행 오신 거에요?”

“여행이라고 하면 여행이긴 하죠.”

“근데 여행하러 오시면서 날씨 못 보셨어요?”

“원래 그런걸 잘 안 봐서.”

“독특하신 분이네요. 그럼 숙소나 이런 건 정하셨어요?”

“아뇨. 그냥 차에서 자려고 했는데.”

“오늘 같은 날은 큰일 나요. 빈방 많으니까 위에서 주무세요.”

“아니 그렇게까지 신세 질 수는 없는데.”

“어차피 저도 예약한 손님들 다 취소해서 음식이랑 다 남거든요, 괜찮아요.”

“안 그럼 진짜 염치없지만, 신세 질게요.”

“정식 손님은 아니니까 손님이라고 부를 순 없는데 뭐라고 불러드릴까요?”

“오노에요 제 이름.”

“그럼 오노 씨라고 부를게요. 저는 사쿠라이에요.”

“네 사쿠라이 씨.”

“오 갑자기 어색해지는데, 얼른 위로 올라가요. 제가 방 안내해줄게요.”

 

사쿠라이는 위층에서 오노가 지낼 방과 식당, 샤워실을 차례로 안내해줬고, 비에 쫄딱 젖은 오노에게 자신의 옷을 내어주었다.

 

“좀 클지도 모르겠네요. 옷은 내가 세탁해서 줄게요.”

“진짜 여러모로 신세 지네요. 미안해요.”

“여행 오면서 지갑 안 챙기는 건 오노 씨밖에 없을 거예요. 대신 설거지로 값 치르는 거로 해요.”

“좋아요.”

“얼른 씻고 좀 쉬다가 식당으로 나와요, 저녁 시간은 7시니까.”

“고마워요.”

**

 

 

따뜻한 음식이 식당에 한가득 차려지고 시간이 7시를 넘어 10분 정도 지나자 식당에서 기다리던 사쿠라이가 오노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

“오노 씨? 저 들어가요?”

 

방문을 열고 사쿠라이가 들어가자 오노가 잔뜩 몸을 웅크린 채로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오노 씨? 오노 씨 괜찮아요?”

“배…배가 아파…”

“배가 어떻게 아파요?”

“여기가 막…뚫린 것 같아요..”

오노가 힘겹게 대답하며 가운데 배를 가리켰다.

“위? 윗부분이 당기는 거예요?”

오노는 말없이 끄덕였다.

“설마 아까 커피 때문에? 오늘 설마 빈속이었어요?”

“…네….”

“세상에 못살아 빈속에 아메리카노 마셔서 그런가 봐요. 좀 기다려요. 내가 약 찾아올게요.”

사쿠라이가 헐레벌떡 오노를 침대에 눕히고 상비약이 있는 방으로 가 약을 찾아왔다.

 

“오노 씨 이거 먹어봐요. 좀 괜찮을 거에요.”

미지근한 물에 사쿠라이가 준 약을 받아먹고 오노는 다시 끙끙 앓기 시작했다.

 

사쿠라이가 오노의 배를 부드럽게 마사지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오노는 좀 고통이 가신듯했다.

“이제 좀 괜찮아요?”

“네.. 미안해요. 괜히 여러모로.”

“안 아프면 됐어요. 사람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다 오노 씨가.”

“진짜 미안해요. 저 때문에 밥도 못 먹고.”

“완전 배고프지만 어쩌겠어요. 사람 쓰러지는 것보다는 낫죠. 뭐. 수프라도 끓여올 테니까 좀 쉬고 있어요.”

“아뇨 제가 할게요.”

“환자가 어딜. 괜히 무리하다가 쓰러지면 답도 없어요 지금 밖에 태풍 때문에 난리라고요. 여긴 병원도 멀다고요.”

“아, 그래도…”

“쉬어야 쉬어. 나오면 밖으로 쫓아낼 거에요!”

 

사쿠라이가 당부하며 방 밖을 나섰다.

“아까는 빠져 죽을 것처럼 놀라게 하더니 여러모로 놀라게 하는 사람이야 휴.”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사쿠라이는 부엌으로가 수프를 끓여 오노의 방을 찾았다.

“오노 씨 수프 끓였ㄴ…자요?”

어느새 잠든 오노의 모습을 보며 사쿠라이는 슬며시 방문을 닫고 나섰다.

“진짜 알 수 없는 사람이네.”

 

 

**

 

 

덜컹거리는 창문 소리에 오노가 눈을 떴다.

“뭐야 나 잠들었나. 몇 시지? 아 핸드폰 꺼뒀지.”

오노가 뒤통수를 긁으며 방 밖으로 나서자 식당에서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사쿠라이 씨?”

“어 오노 씨 일어났어요? 진짜 잘 자네 벌써 점심시간이에요.”

“저 그렇게 길게 잤어요?”

“평소에 못 잤나보다 하고 그냥 내버려 뒀어요. 수프 데워줄게요. 거기 앉아요.”

“고마워요. 그나저나 밖에 태풍 심한가 봐요.”

“안 그래도 전기 나갈까 봐 라디오랑 발전기 찾아뒀어요.”

“그 정도예요?”

“뭐, 여긴 해안이라 유독 심하거든요.”

“아 그렇겠구나.”

“일단 얼른 먹어요. 배고프겠다.”

 

사쿠라이가 끓여준 수프는 그의 마음처럼 푸근한 맛이라고 오노는 생각했다.

“맛있어요. 요리 잘하시네요. 사쿠라이씨.”

“아니 뭘요. 아 참 어제 차 주차하면서 가방 있길래 따로 챙겨왔는데 까먹었었어요. 여기.”

“별로 든 건 없었을 텐데. 지갑도 없고..”

“진짜 독특한 사람이라니까 오노 씨.”

“이렇게 길게 있을 줄은 몰랐어요.”

“기름값은 어떻게 하려고 그랬어요?”

“아 그렇네! 생각해보니까?”

“진짜 대책 없어!”

사쿠라이가 호탕하게 웃었다.

“걱정 마요 전화 한 통이면 도와줄 친구가 있긴 해요.”

“자주 사고치고 다녔어요?”

“그런 건 아닌데 요즈음 그랬거든요.”

“무슨 일 있었어요?”

“하던 일이 잘 안 되고 있거든요. 늘 하던 일이라, 어려움이 없었는데 꽤 길게 슬럼프가 와서.”

“그럴 수 있죠. 그래도 어제처럼 밥 안 챙겨 먹고 다녀서 쓰러지거나 하는 일은 하면 안 돼요. 저 진짜 놀랐거든요.”

“그건 진짜 미안해요. 나도 몰랐어요. 그렇게 배가 아플 줄.”

“우유를 데워줄 걸 하고 내가 얼마나 후회했는데.”

“미안해요. 여러모로.”

사쿠라이는 울상이 된 오노를 바라보며 으하하 웃었다.

“오노 씨 놀리는 재미가 있으니까 봐줄게요.”

“아 사쿠라이 씨!”

“얼른 먹어야 먹어. 혹시 모르니까 약도 꺼내뒀어요. 아프면 이거 바로 먹어요.”

“알겠어요.”

“근데 나 하나 물어봐도 돼요?”

“뭔데요?”

“가방에 그거 책은 아니고 스케치북 같던데. 그림 그려요?”

“아, 뭐… 네…”

“오 멋있다. 그림 그리는 사람.”

“왜요?”

“전 그림에 진짜 취약하거든요. 진짜 못 그려서.”

“에이 그림은 느낌대로 그리는 거죠, 여기 해봐요.”

“나 진짜 그림 그릴 때마다 사람들이 놀리는데.”

“나는 안 놀릴게요 놀릴 수 있을 만한 수준도 아니니까.”

“좋아요. 그럼 그려볼게요.”

사쿠라이는 오노의 스케치북에 한참을 열심히 연필로 뭔가를 그렸다.

“음, 이 송충이 같은 건 뭐에요?”

“송충이라니! 토토로라고요!”

“토..? 토토로? 그 내가 아는 캐릭터?”

“거봐요 다 놀린다니까.”

“아 아니에요. 독특한 해석ㅇ..인거죠”

“지금 더듬었다. 이거 거짓말이죠. 그럼 오노 씨도 그려봐요. 토토로.”

“네?”

“나보다는 잘 그리겠죠. 해봐요”

오노는 사쿠라이가 건넨 스케치북을 받아들고는 한참을 머뭇거렸다.

“사쿠라이 씨가 더 잘 그리는 거로 해요.”

오 노는 스케치북을 내려놓으며 가라앉은 기분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방에 들어가서 좀 쉴게요.”

“아…어…네..”

방으로 들어가는 오노의 뒷모습을 보며, 사쿠라이는 자신이 무언가 실수했다고 하며 난감해했다.

 

 

**

 

 

한참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오노는 바보 같은 자신을 탓하며 베개에 머리를 파묻고 괴로워 하고 있었다.

-똑똑

“오노 씨 저 들어가도 돼요?”

사쿠라이가 방문을 두드리며 찾아왔다.

“들어와요.”

“그, 아까 스케치북 두고 가서…”

“거기 두고 가요.”

“그리고 미안했다는 말하려고…”

“괜찮아요. 사쿠라이 씨 잘못 아닌데요. 뭐.”

“그 아까 슬럼프라는 말이 걸려서, 그러면 지금 그림을 못 그리고 있는 거…맞아요?”

오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해요. 그것도 모르고 내가 그래서.”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 내가 사과의 의미로 여기 구경시켜줄게요. 가이드. 물론 지금 말고 비 그치면.”

“사쿠라이 씨 바쁘잖아요. 여기 인기 많다면서요.”

“바빠도 하루 정도면 충분해요. 친구한테 부탁하면 돼요.”

“좋아요.”

“그래요 그럼 쉬어요.”

 

 

**

 

 

사쿠라이와 라디오를 들으며 저녁 식사 후 방으로 돌아와 느긋하게 쉬고 있는데 태풍이 더욱 심해질 모양인지, 바람이 더욱 세차게 불어 창이 마구 흔들렸다.

오노는 방에서 나와 다시 라디오 소리가 나는 식당으로 향했다.

 

“사쿠라이 씨.”

“오노 씨 좀 쉬었어요?”

“아 네.”

“배는 괜찮죠?”

“약 효과가 좋나 봐요 안 아팠어요. 태풍은 좀 어떻대요?”

“밤까지는 좀 요란스러울 것 같고 밤 지나면 괜찮을 거래요, 근데 비가 많이 올 것 같다 고해서.”

“괜찮겠죠?”

“그래도 여긴 괜찮을 거에요, 얼마 전에 지붕 보수공사도 했었고…”

“지붕이요?”

“아 부모님이 하시던 곳이라 좀 연식이 있어서.”

“그러고 보니까 아까 방에 물 새는 것 같던데.”

“네? 어디 어디요?”

사쿠라이가 헐레벌떡 일어나 오노의 방으로 향했다.

“일 났다. 바람에 보수해놓은 게 또 망가졌나 봐요. 어떡하지? 아 일단 오노 씨 제 방으로 짐 옮겨요. 다른 방은 창고로 쓰고 있어서. 바로 옆방이에요. 저는 전화 좀 하고 올게요!”

오노가 바빠진 사쿠라이를 바라보다 자신도 제 방으로 가 스케치북을 빼고 가방을 챙겨 사쿠라이의 방으로 옮겼다.

“실례합니다.”

사쿠라이의 방은 자신이 지낸 방과 비슷하지만 좀 더 작은 침대에 책과 사진기가 함께 놓여있었다.

 

“어? 알았어, 그럼 물새는 양을 지켜보라는 거지? 어? 어어…그래 고마워”

사쿠라이가 전화를 마무리하며 방으로 들어왔다.

“좀 좁죠 오노 씨 있던 방보다.”

“아 뭐 괜찮아요. 화실에서 잘 때는 그냥 몸만 누워서 자고 했어요.”

“그래도 오노 씨가 손님이니까 침대 써요, 내가 바닥에서 잘게요. “

“돈 한 푼 안 내고 염치없이 묶는데 어떻게 그래요 그냥 사쿠라이 씨가 위에서 자요.”

“그래도 손님은 손님이죠, 내 맘이 안 편해서 그래요.”

“그러면 가위바위보 해서 정해요.”

“좋아요.”

“가위바위보!”

사쿠라이가 주먹, 오노가 보자기를 냈다.

“이긴 사람이 침대 쓰는 거예요! 오노 씨가 침대!”

“아니? 응?”

“이긴 사람이 좋은 거해야죠!”

“뭔가 당한 기분인데. 알겠어요.”

“그나저나 이럴 줄 몰랐는데. 방 좀 치워둘걸.”

“깔끔한데요. 뭐. 사진기도 있고.”

“아, 그거 그냥 취미에요.”

“보여줄 수 있어요?”

사쿠라이는 괜히 부끄러워하며 자신이 찍은 사진을 꺼내왔다.

“아마추어라서 아마 별로 일 거에요.”

오노는 사쿠라이가 찍은 사진을 하나하나 천천히 봤다.

“이거 진짜 사쿠라이 씨가 찍은 거에요?”

“왜요?”

“너무 잘 찍어서 전문 작가가 찍었다고 해도 믿을 거 같은 데요?”

“에이 너무 띄워준다. 아니에요. 그정도는.”

사쿠라이는 뒤통수를 긁으며 오노에게 보여준 사진들을 다시 정리해서 넣어뒀다.

 

“더 시끄러워지면 잠들기 힘들 것 같은데 이만 정리하고 잘까요?”

“그래요…!”

사쿠라이가 바닥에 눕고, 오노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고

한참이 지나 태풍이 지나갔는지 시끄럽던 밖이 고요해졌다.

 

 

**

 

 

우려와 다르게 태풍이 그치고도 많은 비가 오지 않아, 금방 잦아들어 날씨가 맑아졌다.

사쿠라이는 어차피 지붕을 고치는 동안은 손님을 받지 못한다며, 오후에 좋은 경치를 보여주기로 했다.

 

“날씨 좋으니까 카페에서 바다 보고있어요. 저 지붕만 수리하고 금방 내려갈게요.”

 

사쿠라이의 말의 오노는 카페로 내려왔다.

자신이 늦잠을 자는 사이에 어느새 카페도 정리를 다 한 것인지 자신이 사쿠라이와 함께 옮겼던 화분들도 제자리에 돌아와 있었다.

볕이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카페에 앉아있으니 사쿠라이가 인기가 많다고 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자신이 처음 제대로 된 그림을 그렸던 것처럼 찬란한 파도가 그림처럼 일렁이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멋있죠?”

어느새 내려온 사쿠라이가 오노에게 말을 건넸다.

“네 진짜 멋지네요.”

“사실 여기 고칠 때 어떤 그림 보고 고친 거거든요.”

“그림이요?”

“누가 여기 바다를 보고 그림을 그렸다는데 너무 예쁘더라고요. 그래서 그림이랑 최대한 비슷한 느낌이 나도록 지었어요.”

“그 그림작가는 뿌듯하겠어요. 이름 알아요?”

“모르겠어요. 예전에 길거리에서 전단지로 봤던 그림이라. 실제로 보면 더 예쁘겠지만 그땐 돈이 없었거든요.”

“그때?”

“아, 저 여기서 나고 크긴 했는데, 잠깐 여기가 싫어서 도시로 도망친 적 있었거든요.”

“그때가 막 18살인가 그랬나. 가출해서 한 삼 개월 살았었어요. 무작정.”

“아무것도 없이?”

“네, 아무것도 없이. 어느 날은 거리에서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막 지쳐있는데 그림 전시회 전단지가 떨어져 있는 거예요. 그래서 깔고 앉으려고 집어 들었는데 그 그림이 있었어요. 그거 보니까 집에도 가고 싶고 고향도 그립고, 그래서 여기로 돌아왔어요. 이젠 둘도 없이 좋아하지만. 그때 전단지 아직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그… 전단지 볼 수 있어요? 어떤 그림인지 궁금해서”

“잠시만요. 여기 어디 있을 텐데.”

 

오노는 사쿠라이가 보여준 전단지를 보고 놀라 자신의 데뷔작인 그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혹시 이거 맞아요?”

“아 그래 맞아요. 작품명 회귀. 이거 보고 제가 연어처럼 집으로 돌아왔잖아요. 어 오노 씨 왜 그래요?”

“아니에요. 좀 어 감동이라.”

“오노 씨가 봐도 이 그림 멋있죠? 분명히 이 사람 그림처럼 멋있을 거야.”

“왜 그렇게 생각해요?”

“작가의 말이 압권이었거든요.”

 

오노는 다시 전단지를 보고 자신이 과거의 쓴 작가의 말을 읽었다.

“연어..를 잡아보고 싶다?”

“낚시꾼인가 봐요. 엉뚱해서 멋있었어.”

“좀 멋진 말을 하지.”

“왜, 오노 씨가 더 아쉬워해요, 남들은 몰라도 전 안 꾸민 게 더 좋던데 평범하지 않아서. 하여튼 그래서 팬심 겸 존경심으로 작품이랑 최대한 비슷하게 구도 잡은 거에요.”

“그림보다 더 멋진 거 같아요.“

“에이 또 과찬. 이제 나가요. 제가 여기보다 더 멋진 거 보여줄게요.”

“네.”

 

 

**

 

 

오노는 사쿠라이와 함께 어느 날은 걸어서 예쁜 바다를, 어느 날은 차를 타고 좀 멀리 풍경이 예쁜 곳을 구경했다.

오노는 매번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마음이 편안한 시간을 벗어나 하루하루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사쿠라이와 함께 아침부터 저녁까지 늘 함께했다.

어떤 날 갔던 길은 길이 험해서 서로 손을 잡고 다니기도 하고, 어떤 날은 온천을 즐기고 같이 맥주 한잔을 나눠마시기도 하고, 쏜살같이 2주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여기서 보냈던 평소와 다름없이 오노는 손님을 맞이하는 사쿠라이를 기다리고, 한가한 오후 시간에 사쿠라이와 함께 밖으로 나섰다.

 

걷다가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서로 이끌면서 경사진 언덕을 오르자, 멋진 풍경이 나타났다.

 

“여기 진짜 멋지네요. 어떻게 알았어요. 여기는?”

“아버지가 가끔 여기서 사진 찍으셨거든요.”

“아버지도 사진을 찍으셨어요?”

“네. 그래서 저도 사진을 덩달아서 좋아하게 됐어요.”

“여긴 진짜 사진 찍고 싶을 것 같네요.”

“어머니랑 첫 데이트한 장소이기도 하셨고.”

“오, 사쿠라이씨한테 역사적인 장소네요.”

“맞아요. 그래서 저도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데리고 오고 싶었어요.”

“그런데 저랑 와도 돼요?”

“네.”

“에이, 또 장난친다.”

“장난 아니에요. 첫 만남부터 좀 독특했지만. 저 오노 씨 좋아해요.”

“…..”

“오노 씨, 오노 씨만 괜찮다면,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면. 그러면 그냥 여기 있어 줄래요? 내 옆에?”

“사쿠라이 씨...”

“저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냥 다시 그림이 그려지고 싶을 때만 그렇게만 있어도 괜찮아요. 이거, 그동안 갔던 장소들 모아둔 사진이에요. 오노 씨 그림 그리는데 도움이 될까 해서.”

“고마워요. 근데…저는…”

“사실 알아요, 오노 씨가 제가 좋아하는 그림 그린 작가라는 거. 말하면 떠날까 봐서 망설였는데. 그래도 이렇게 고백했으니까 그냥 다 털어놓을게요.”

“미안해요. 좋아하는 작가가 이렇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어서…”

“아니요, 말했잖아요. 좋다고. 그림이랑은 별개로 오노 씨의 모습이 좋아요. 그리고, 이건 오노 씨 스케치북.”

“사쿠라이 씨에 내가 너무 많은 걸 받았네요. 미안해요.”

“좋아하는 건 제가 멋대로 한 건데요 미안해하지 말아요.”

“저도 사쿠라이 씨가 좋은 사람이라는 건 알지만, 같이 있으면 즐겁고 편안해서 좋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몰라도 괜찮아요. 내가 오노 씨한테 단순히 해프닝으로 지나가는 사람이어도 괜찮으니까. 그냥 오노 씨가 그림 그리고 싶어질 때까지 그때까지만, 곁에 있어 줘도 돼요.”

 

오노는 간절한 눈동자로 말하는 사쿠라이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긴장한 어깨 꽉 쥔 주먹, 떨리는 목소리.

괜찮다고 말하지만, 한없이 긴장한 사쿠라이에 다가가 오노가 짧게 입맞췄다.

 

“나에게 많은 것을 줬는데 내가 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엔 없어요 당장은. 괜찮아요?”

 

사쿠라이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오노에게 다시 입 맞춰왔다.

긴 입맞춤을 하던 가쁜 숨을 내뱉으며 떨어지고, 사쿠라이는 오노에게 다시 한번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나만 약속해줘요. 만약에 다시 돌아가고 싶다면, 그때는 내 그림 하나 그려주고 가기로.”

“그래요. 다시 그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할게요.”

 

**

 

(현재)

 

“그래서 그림 그리고 다시 돌아온 거야?”

“너랑 계약도 있고, 그래서 정리하려고 돌아왔던 거지.”

“그 사람은 별말 없었고?”

“약속이 있었잖아. 서로.”

“나라면 붙잡았을 텐데. 아니 너도 그 사람 좋아한 거잖아. 다시 안 찾아갔어?”

“다시 찾아갔지. 작업하는 동안 그 사람이 그리워서 미치겠더라고. 근데 다시 찾아갔는데. 없더라고 그 사람이.”

“없었다고?”

“그 사람 친구만 있고 그 사람이 없었어.”

“갑자기? 친구한테 연락처라도 물어보지.”

“알려준 번호로 연락해봤는데도 연락 두절이었어.”

“다시 찾아가 봤어?”

“응 몇 번이고 갔는데, 없었어.”

“어떻게 된 거야.”

“나도 몰라.”

“그럼 회귀 그건? 돌아오자마자 구매한다고 가져갔었잖아. 데뷔작이라고 절대 안 판다고 하던 사람이 가져가서 의아했는데.”

“그 카페에 맡겨두고 왔어. 그 사람 오면 보여주라고 연락해달라고.”

“너도 참 순정이다. 지금까지도 없는 거지 연락?”

“어. 이제는 그냥 그 덕분에 뭐 그림도 다시 그리고 그냥 스쳐 가는 인연이었다고 그렇게만 생각하려고.”

“다시 돌아오면 전시회 소식 알 수도 있겠네. 이번 인터뷰 내일 나가니까 전시회 하는 거 소식 들을지도 모르지. 아직 초반이잖아.”

“기대 안 해. 이미 2년이나 지났는데 뭐.”

“사람인연은 또 모르는 거지 뭐.”

오노는 쓴웃음을 지으며 위스키를 잔에 남은 위스키를 털어 마셨다.

 

 

**

 

 

몇 번의 인터뷰를 더 하고 회귀 2 작품의 인물이 누구인가를 추측하는 것이 화제가 되면서 전시회는 더 크게 화제가 되었다.

오노는 혹시나 사쿠라이가 자신의 전시회에 오지 않을까 하며, 매번 기대했지만 마지막 날까지도 사쿠라이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오늘 전시회 마지막이네.”

“결국 그 사람 안 나타났지?”

“어, 그 사람 덕분에 친해진 아이바씨만 왔다 갔어. 나 피곤해서 먼저 들어가고 싶은데 괜찮아?

“어 들어가. 고생했어.”

“응.”

 

마츠모토는 돌아가는 오노의 뒷모습을 보면서, 전시회 기간 내내 알게 모르게 기다렸던 듯 잔뜩 실망한 듯 처진 어깨가 안타까웠다.

 

“니노, 시간 되면 마감하고 정리하자.”

“네 관장님.”

“아 그리고, 오늘도 그 내가 말 한 그림 혹시나 누가 찾는다거나 하면 바로 나 불러 알았지?

“마지막인데 올까요?”

“뭐 왔으면 하는 거지.”

 

얼마 뒤, 미술관 폐장 시간이 다가와 니노미야는 슬슬 전시회 입장을 마무리했다.

“1분 후에 마감하고 정리할까요?”

“네.”

 

“혹시, 마감인가요?”

“아직 운영 중이기는 하지만 곧 폐장 시간이 다 되어가서요…”

“오래 방해 안 하겠습니다. 그림 하나만..”

“최대 10분까지만 이해해드릴게요. 마지막 날이니까요.”

“감사합니다.”

 

양해를 구한 사람은 곧장 회귀2의 앞으로 향했다.

 

니노미야는 전화기를 들어, 마츠모토에게 전화했다.

-무슨 일?

“왔어요. 관장님이 말한 그 사람 온 것 같아요.”

-어 바로 내려갈게.

 

전화를 끊은 마츠모토가 급하게 내려와, 그 사람을 찾았지만 이미 사라진 뒤였다.

 

“니노, 그 사람 어디 갔어?”

“어? 방금까지 여기 있었는데. 어 이거 뭐지? 그 사람이 붙인 건가?

 

오노의 그림 옆 가지런한 글씨로 써진 메모는 주소와 번호였다.

 

“주소? 여기 어디지? 검색하니까 작가님 데뷔작 그린 곳 아니에요? 그 바다?”

“이 사람 맞는 것 같네. 니노 뒷정리 좀 부탁해.”

“누군데요 이 사람이?”

“이 그림 속 사람.”

“아 그 갑자기 사라졌다던 그분이요?”

“응. 이제 해프닝으로 끝날지 계속될 인연일지 결론이 나겠네.”

“관장님 뒷얘기 꼭 해주셔야 해요. 아셨죠?”

“오노가 허락하면. 나간다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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